잊혀진 영웅들의 묘역, 감춰진 진실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독립유공자묘역에는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을 펼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가 안장돼 있다. 그런데 이곳에 묘비와 봉분 없이 방치된, 보기 흉하고 비밀스러운 묘가 하나 있다. 애국지사 유흥수 선생 묘 밑이자 장기천 선생 묘 왼쪽, 이인식 선생의 묘 위에 있다.
가짜 독립운동가의 묘,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
묘지번호는 181호.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이 묘에 대해 알리거나 설명한 것이 없다. 다만 묘 위 녹슨 철제 받침대에 사각형 나무판을 붙인 안내판처럼 보이는 것이 하나 덩그러니 세워져 있을 뿐이다. 가로 30cm쯤 되는 사각형 나무판에 종이가 붙어있는데, 글자가 지워져 무슨 내용인지 전혀 알 수 없다.
독립운동가의 훈장을 가로챈 사기극의 시작
그의 이름은 '김정수'다. 1909년 평안북도 영변에서 출생한 김정수는 항일무장독립운동 단체인 '참의부' 등에서 항일투쟁 활동을 했다며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다. 국가보훈처는 1968년 김정수에게 건국훈장 애국장(현 독립장, 3등급)을 수여했다. 김씨는 1980년에 사망한 후 서울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묻힌다.
진짜 독립운동가의 공적을 훔치다
김정범은 신의주지방법원에서 치안유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다 8년10개월의 옥고를 치른 후 1941년 6월 가출옥했다. 정부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2009년 건국훈장 애국장(4등급)을 추서했다. '김정수'와 '김정범'은 전혀 다른 인물이지만 같은 공적을 내세워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았다.
가짜 독립운동가의 뻔뻔한 행각
김정수의 공훈록을 보면 그의 독립운동 기록은 1933년 2월8일자 동아일보 등에 근거하고 있다. 김정범 선생의 공훈록에도 이와 같이 동일하게 기록돼 있다. 기자가 당시 동아일보 기사를 확인해 보니 제목이 '참의부원 김정범 공판'으로 돼 있었다. 김정범 선생이 일본 경찰에 체포된 후 재판에 넘겨져 검사가 징역 10년을 구형했다는 내용이다.
가짜 김정수의 충격적인 실체
김정수 일가 3대의 5명이 독립운동가로 올라있었다. 파묘된 김진성과 가짜로 드러난 김정수 외에 김정수의 할아버지 김낙용(1860~1905), 아버지 김관보(1882~1924), 큰아버지 김병식(1880~미상)이 그들이다. 이들 일가가 조직적으로 신분 세탁을 통해 독립운동가로 둔갑한 것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20년의 사투
그는 묘비에 적힌 이력을 보고 깜짝 놀란다. 부친과 생몰연대만 다를 뿐 공적과 활동 내용이 거의 같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부친의 독립운동 증거자료를 모아 보훈처에 독립운동가 포상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김진성이 가짜라고 알렸다. 하지만 보훈처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다.
보훈 당국의 무능함과 무책임
김세걸씨가 처음 문제 제기를 했을 때 곧바로 조치했다면 연금 등 세금 손실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2023년 6월 국가보훈처가 보훈부로 승격했으나 무사안일한 역사 인식은 여전하다.
독립운동의 숭고함, 가짜 영웅들의 부끄러운 민낯
국립묘지에 잠든 가짜 독립운동가의 충격적인 사기극은 보훈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냅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20년의 싸움, 그리고 무능한 보훈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는 우리 사회에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독자들의 궁금증, 속 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Q.김정수 일가족은 어떻게 독립운동가로 둔갑했나요?
A.김정수 일가는 김정범 선생의 공적을 가로채고, 친동생 김진성의 공적을 위조하는 등 조직적인 수법으로 독립운동가 행세를 했습니다. 또한, 중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이용하여 진짜 독립운동가의 공적을 빼앗기도 했습니다.
Q.가짜 독립운동가는 어떤 처벌을 받나요?
A.현행법상 가짜 독립운동가에게 묘 이장을 강제할 근거가 없고, 이미 지급된 보훈연금을 소급하여 회수할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파렴치한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의 법적 근거가 미비한 실정입니다.
Q.보훈 당국의 대응은 적절했나요?
A.보훈 당국은 김세걸 씨의 문제 제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보훈 시스템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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