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3조 잭팟 중국, 한국은 '원조'인데… 흔들리는 정책에 기업들 '탄식'
17년 전 한국을 배우려던 중국, 이제는 '녹색성장' 선두 주자
17년 전, 중국은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배우겠다며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당시 시진핑 중국 부주석은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나 이러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듬해부터 중국은 배터리, 전기차, 태양광 등 전기화 기술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으며, 시진핑 주석은 2012년 국가주석 취임 후 '생태문명'과 '녹색발전'을 중국 발전의 핵심 축으로 공식화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전기화 기술을 직접 설계하고 수출하는 '생산자형 전기국가'로 변모했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청정 전기화 기술 부문 경제 기여도는 약 3333조원에 달하며, 이는 세계 8위 경제 대국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중국의 '예측 가능한' 정책, '실리' 중심의 에너지 전략
중국의 신산업 굴기는 단순히 보조금이나 거대 내수 시장 덕분만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예측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중국은 2030년 탄소정점, 2060년 탄소중립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15년 단위의 중장기 계획을 5년마다 보완하며 100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공격적인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설정이나 탈석탄동맹 가입 등 '생색내기'보다는 청정 기술 생산자로서의 '실익'을 추구하는 실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구사합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서도 석탄 생산량을 역대 최고치로 늘리는 이중 전략을 통해, 무작정 석탄을 태우기보다 녹색화·효율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포집(CCUS) 설비를 자체 기술로 가동하며 연간 150만 톤의 탄소를 흡수할 예정입니다.

이념 논쟁에 발목 잡힌 한국, 기술 우위 상실 위기
반면, 중국에 '녹색성장'의 씨앗을 뿌려준 한국의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이명박 정부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탈원전, 탈태양광과 같은 이념 논쟁에 매몰되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잃었습니다. 그 사이 배터리, 태양광 등에서 확보했던 기술 우위는 미·중 갈등과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급격히 약화되고 있습니다. 정책의 부재는 화석연료의 '질서 있는 퇴장'마저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동해안 민자 석탄발전소 건설 후 폐지 시점을 앞당기면서 가동 기간이 줄어들었고, 송전망 부족으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력직접구매(PPA) 제도 추진 역시 정권 교체 후 고시 개정이 지연되며 사실상 막힌 상태입니다. 이는 민간 투자자들에게 '정부 말을 믿고 투자했다가 정책 변경으로 손실을 떠안는다'는 부정적인 경험만을 남겼습니다.

기술 개발 지연, 혼소 기술 사장 위기… 정책 부재의 뼈아픈 결과
화석연료의 질서 있는 퇴장은 새로운 기술 개발과 시장 창출을 동반해야 합니다. 기존 화력발전기에 암모니아나 수소를 혼합하여 연소하며 탄소 배출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혼소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수소발전입찰시장 및 용량시장 개설을 연달아 보류하며 이러한 '징검다리' 역할을 스스로 끊고 있습니다. 수소·암모니아 혼소 기술이 화석연료를 연명시키는 기술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수소 기술에 투자해도 시장이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 기업들은 투자를 멈추고 기술 개발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결국, 기존 화력발전은 전환 로드맵 없이 연명하고 있으며, 일본과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았던 석탄·암모니아 혼소 기술은 정부 지원 중단으로 사장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결론: 전기 국가 패권 전쟁, 기술이 아닌 '정책'이 승패를 가른다
탈탄소 녹색 전환은 단순한 도덕적 선언이 아닌 치열한 산업 경쟁입니다. 정책이 흔들리면 기업은 움직이지 않고, 기업이 멈추면 기술도 사라집니다. 17년 전 한국을 배우겠다던 중국이 지금 앞서 있는 이유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흔들리지 않는 정책 덕분입니다. 전기 국가 패권 전쟁의 승패는 기술력이 아닌,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에 달려 있습니다.

궁금해하실 만한 점들
Q.중국의 청정 전기화 기술 부문 경제 기여도는 정확히 얼마인가요?
A.지난해 중국의 청정 전기화 기술 부문 경제 기여도는 15조4000억 위안으로, 한화로 약 3333조원에 달합니다.
Q.중국이 녹색성장 전략을 성공시킨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요?
A.중국 정부의 '예측 가능성'과 '실리'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핵심 요인으로 꼽힙니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100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책을 추진하며, '생색내기'보다 '실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Q.한국의 녹색성장 정책이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정권이 바뀔 때마다 탈원전, 탈태양광과 같은 이념 논쟁에 매몰되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송전망 부족, 전력직접구매(PPA) 제도 지연 등 인프라 및 제도적 문제도 정책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